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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서적에 도박까지…도 넘는 '옥바라지' 업체 [현장탐사]

아시아교정포럼 [2024-03-22 21: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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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서적에 도박까지…도 넘는 '옥바라지' 업체 [현장탐사]

<앵커>

교도소와 구치소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심부름을 대신해 주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옥바라지 업체라고도 하는데, 이게 전국에 100곳 가까이 됩니다. 그런데 심부름이라는 명목으로, 교도소 반입이 금지된 물건을 보내주는가 하면, 성매매를 알선하고, 또 스포츠 도박까지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현장탐사 이현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구치소, 재소자들 앞으로 온 도서를 검열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소포 상자 곳곳에서 일부 성인 잡지도 발견됐는데,

[교도관 : 이것도 지금 청소년 유해간행물로 나오거든요.]

이 정도는 수위가 낮은 편입니다.

압수 물품들을 보면 여성 신체를 적나라하게 노출한 화보 집, 가학적인 성폭력 이미지를 담은 잡지들도 적지 않습니다.

일명 '옥바라지 업체'들이 재소자의 주문을 받아 보낸 것들입니다.

옥바라지 업체는 도대체 어떤 곳일까? 강원도의 한 업체를 수소문해 찾아가 봤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직원들이 무언가 작업하고 있고, 여러 대의 프린터에서 인쇄물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재소자들에게 보낼 성인 잡지를 만드는 겁니다.


[강원도 옥바라지 업체 : 저희가 만드는 잡지도 있고. 저희가 각종 도서 이런 것들을 다 대행해 (대신 넣어) 주기도 하고….]

지난해 말부터는 검열이 까다로워져 교도소별로 통과될지 장담 못한다면서도 지인이 보내주는 형식을 갖추면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그게 또 교도소마다 다른데, 되는 데가 있고 안 되는 데가 있는데 저희가 대신 지인 등록해놓고 하고 있는데….]

경기도에 있는 또 다른 옥바라지 업체, 일반 창고처럼 보이지만 성인 화보를 편집하는 곳입니다.



[경기도 옥바라지 업체 : 검열을 받아야 하는데 일본 잡지들이 문란해서 그것 때문에 문제가 됐던 거지. 실질적으로 저희 잡지 같은 경우는 웬만하면 다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어요.]

유해 간행물로 지정돼 있다면 반입이 제한되지만, 수위가 높아도 유해 간행물로 지정되기 전이라면 반입을 막을 근거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A 씨/출소자 : 채찍, 수갑 이런 걸로 다 이렇게 해 가지고. 변태적인 자극할 수 있는 부분들을 그런 거 보고 찢어 갖고 소장하고 있고. 얘들이 성범죄자들이거든요.]

불법을 넘나드는 행위도 서슴지 않습니다.

부산의 또 다른 옥바라지 업체, 상담을 요청하자 심부름 항목별로 가격표를 보내왔는데, 마약 등 각종 범죄로 수감 중이거나 만기 출소한 여성들과 펜팔 주선도 해줍니다.

펜팔뿐 아니라 화상이나 방문 접견도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부산 옥바라지 업체 : 원하시는 나름 스타일이 이렇게 있으실 거 아니에요? 그걸 저희한테 이제 말해 주시면 저희는 최대한 그쪽에 맞는 분을 맞춰 가지고….]



대구에 있는 또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준영/변호사 : 그 안에서 서로 범죄 수법들을 학습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새로 학습한 방법으로 더 교묘하게 재범을 저지르고 그런 경우들이 비일비재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재범의 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가 있다.]

옥바라지 업체들의 편법, 불법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재소자들의 스포츠 도박을 대행해 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부산 옥바라지 업체 : 경기 일정을 저희가 따로 또 프린트 해가지고 보내드리거든요. 경기 일정 보고 여기 여기 베팅 해달라, 해달라 하면 저희가….]

[A 씨/출소자 : 대신 차명으로 걸어주고 그 베팅한 결과에 대해서는 입금을 시켜주든지(해요). 저는 거의 다 잃었죠, 300만 원 좀 넘게까지….]



성범죄 등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사람들에게 성매매까지 알선한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B 씨/출소자 : 발찌 차고 누가 하겠습니까? 2박 3일 해 가지고 그런 업체도 있어요. 거기서 여자랑 자고….]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상당수 옥바라지 업체는 다른 상호로 위장하거나 사무실 없이 SNS로만 접촉하는 방식으로 적발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부산 옥바라지 업체 : 저희는 다 점조직 형태로 다 흩어져있어. 이런 일은 하다 보면 좀 불법적인 일에 얽히기도 하고….]

옥바라지 업체는 전국에 90곳이 넘는 걸로 파악되는데, 재소자들의 심부름을 빙자한 옥바라지 업체들의 도 넘는 행위가 교정 질서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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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와 분리된 채 죄를 뉘우치고 또 반성해야 할 곳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이현영 기자와 더 짚어보겠습니다. 

Q. 성범죄자도 음란서적 반입…어떻게?

[이현영 기자 : 전국 교정 시설 수용자 중에 성범죄 관련 재소자는 15~20%나 됩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저지른 이춘재 역시 교도소에서 음란 잡지 사진들을 수십 장씩 갖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죠. 수감 중에도 음란 서적을 지속해서 접하게 되면 교정과 교화 효과는 반감되고 또 왜곡된 성 관념이 악화하면서 재범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Q. 교정본부 측 대책은?

[이현영 기자 : 이게 유해 간행물로 지정이 돼서 유통 자체가 금지된 서적이면 그렇게 되는데요. 현행 형집행법상 성인 재소자들에게도 반입되는 음란 도서를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입니다. 교정본부는 지난해 말부터 유해 간행물로 지정되기 전이라도 이 음란 서적의 수위를 판단을 해서 걸러내는 임의 조치를 시행을 하고 있는데요. 장기적으로는 법 개정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Q. 업체들 불법행위 규제 방안?

[이현영 기자 : 말씀하신 성매매 알선, 스포츠 도박 대행 등은 현행법상으로도 당연히 불법입니다. 하지만 앞서 보신 것처럼 업체들이 대체로 점조직으로 은밀하게 활동하다 보니 조치를 취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교정본부는 재소자들과 우편물 송수신이 많은 업체들 위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또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입니다.]

*관련 영상 링크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11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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