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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유럽의 골칫거리’ 난민, 받아들일수록 범죄율 높아질까

아시아교정포럼 [2023-09-15 16: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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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유럽의 골칫거리’ 난민, 받아들일수록 범죄율 높아질까

유럽연합(EU)는 유럽 최대 화두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신 이민·난민 협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회원국 인구 및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따라 난민 신청자를 일정 비율에 따라 의무적으로 나눠서 수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수용을 거부하는 국가는 난민 1인당 2만 유로(약 2800만원) 상당의 기금을 강제로 내야 한다.

이같은 EU의 움직임에 유럽국가들 사이에선 난민 수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들 국가들은 난민들이 유입되면 자국 내 범죄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치안악화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극우 정당이 집권 중인 폴란드·헝가리 등의 국가들은 이를 역이용해 반(反)난민 정서를 적극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정치적인 이익을 노리고 있다. 과연 이들의 주장대로, 난민들의 유입은 범죄율 상승으로 직결되는 걸까?

유럽 내 난민과 범죄율 간의 상관관계를 따져보기 위해선 난민 수용이 가장 활발했던 유럽국가 두 곳인 튀르키예와 독일의 사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튀르키예는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이래 시리아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아이세굴 카야오글루 이스탄불 공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021년 발간한 논문에서 튀르키예 내무부 이민관리국 데이터를 인용, 2011년을 기점으로 튀르키예 내 시리아 난민 수가 급증, 2013년 약 25만 명에서 2015년 250만 명으로 약 10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숫자는 결국 2019년 말까지 총 357만1030명에 달하게 된다. (도표 1)

도표 1 출처=이스탄불 공과대학
다만 카야오글루 교수는 그의 논문을 통해 “튀르키예의 경우 난민의 유입과 역내 범죄율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결론내렸다. 난민이 폭증했던 시기와 맞물려 튀르키예의 범죄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데이터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튀르키예의 기초 형사 법원 사건 수(산림 범죄, 총기 및 칼 관련 범죄, 위협, 재물 손상) 및 고등형사법원 사건(살인, 강간, 강도, 사기, 마약 제조 및 거래, 횡령, 뇌물수수등 10년 이상의 징역형)의 연간 ‘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를 집중 분석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난민들이 집중 유입되던 2011년 이후를 기점으로 기초 형사 법원 사건 수는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이같은 추세는 2016년까지 이어졌다. 고등형사법원 사건 범죄의 경우에도 난민 유입과 무관하게 2011년 이후부터 줄곧 안정적인 추이를 보였다는 게 카야오글루 교수의 설명이다. (도표 2)

도표 2 [출처=이스탄불 공과대학]
다만 두 지표 모두 2016년 이후를 기점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카야오글루 교수는 이에 대해 “난민 유입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2016년 튀르키예를 뒤흔든 쿠데타 미수 사건으로 인해 형사 소송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난민유입 이후 튀르키예 내 급격히 범죄율이 늘어난 시기가 있었지만, 이는 난민 유입과는 큰 관련이 없다는 요지다.

난민들이 분포한 지역을 세분화해 지역간 비교를 수행해도 비슷한 결론을 얻게 된다. 본 연구팀은 다음 도표를 통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지역별 난민 분표 비율, 그리고 지역별 범죄율을 비교하고 있다. (도표 3,4) 도표 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시기 시리아 난민들은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 남부 국경지대에 집중 유입됐다.

다만 난민 비율이 높은 지역과 높은 범죄율 간 상관관계는 뚜렷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표 3에서 하타이(Hatay) , 샨리우르파(Sanlıurfa), 카라만마라슈(Kahramanmaras) 지역은 난민 비중이 높은 지역이나 도표 4에 따르면 이들 지역은 외려 난민이 유입되지 않은 여타 지역에 비해 범죄율이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도표 3 출처=이스탄불 공과대학
출처=이스탄불 공과대학
유럽 최대 경제국가 독일도 튀르키예 못지 않게 유럽의 난민 상당수를 수용한 국가로 꼽힌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독일 내 수용된 난민은 지난 2013년 기준 총 18만7545명이었으며, 이 수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2020 기준 독일 내 난민은 121만 명에 이르게 된다. (도표 6)

반면 이 기간 외국인 범죄자 수는 난민 유입 증가세와 완벽히 일치하진 않았다. 2014년 61만 7392명이었던 외국인 범죄자 수는 2015년 91만 1864명, 2016년 95만 3744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2017을 기점으로 독일 외국인 범죄자 수는 하락세를 보인다. 2017년 73만 6265명, 2018년 70만 8380명, 2019년 69만 9261명, 2020년 66만 3199명이다. 난민 유입 초기 혼란한 상황에서 범죄 건수는 증가했지만, 그 이후에는 난민 유입이 증가하고 있지만 외국인 범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출처=세계은행
출처=유럽연합통계청
독일 연방 형사청 따르면 매년 독일이 수용하는 난민이 늘어나고 있지만 범죄건수와 비율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외국인 인구 대비 외국인 범죄자수 비율은 2015년 10.0%로 피크를 찍고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2020년엔 그 비율이 5.8%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난민 유입은 늘고 있지만 범죄율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물론 스웨덴 등 유럽국가들에서 난민 유입과 범죄율 상승 간에 정적인 관계를 보인 국가도 존재한다. 다만 팩트체크 결과, 이같은 추세는 모든 국가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일부 극우 정치인들의 주장처럼 적극적인 난민 수용정책이 항상 범죄율 상승으로 귀결된다고 단정짓기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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