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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릿지> 시민 떨게 하는 '묻지마 범죄'…특징과 대책은

아시아교정포럼 [2023-08-18 18: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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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릿지> 시민 떨게 하는 '묻지마 범죄'…특징과 대책은


해당 영상 링크 : https://tv.kakao.com/v/440300897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최근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범죄를 예고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번지고 있죠.

오늘 뉴스브릿지에선 이 같은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는 배경과 해결 과제를 짚어봅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윤정숙 선임연구위원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혹시 나도 그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묻지마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더 높아졌습니다.

이 '묻지마 범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짚어볼까요? 

윤정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묻지마 범죄는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특별한 동기없이 분노를 표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범죄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경찰청에서는 이를 '이상동기 범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모든 범죄의 직접적 원인은 결국 '범죄자 자신'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범죄자의 심리상태와 범죄 동기 등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 연구진이 묻지마 범죄자들의 범죄동기와 범행수법, 정신적 상태 등을 분석해 본 결과, 3가지 유형으로 나뉘었습니다.

정신질환형, 현실 불만형, 만성 분노형이었죠.

정신질환형 묻지마 범죄는 대개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환청, 환각, 망상'의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릅니다.

분당 사건의 경우, '스토커 집단이 자신을 괴롭혀왔다'라고 하는 등, 지속적 피해 망상을 표현하고 있죠.

한편, 현실 불만형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경우입니다.

이 유형은 혼자서 고립되어 있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어 있습니다.

현실 감각이 뒤떨어진 채 비뚤어진 사고를 오랫동안 지속되어 반사회적 태도를 갖는 경우, 범죄의 위험이 나타납니다.

만성 분노형은 전과 경력자가 많습니다.

이들은 전 생애에서 폭행, 상해 등 다수의 범법행위를 한 사람들로 범죄적 사고 및 행동이 습성화되어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묻지마 범죄라고는 하지만 굉장히 다양한 동기, 또 이상 동기들이 연결이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 신림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분당에서 또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두 사건 간에 공통점이 있을까요?

윤정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두 사건 모두 젊은 20~30대 청년이 자신의 현실에 불만을 가지거나 처지를 비관하여 모르는 타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측면에서 성격이 비슷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신림역 가해자는 비행청소년이었고 전과력이 많다는 점이고, 분당 백화점 가해자는 전과력이 전혀 없는 정신질환형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사건의 이면에는 사회적 문제가 내재해 보입니다.

첫 번째는 젊은 청년이 가해자라는 사실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대개 묻지마 범죄 가해자는 30대와 40대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두 사건은 젊은 청년들이고 그들의 주요 범죄 동기는 처지에 대한 비관이었습니다. 

이들은 사회적 지지망이 열악하고 고립된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서적으로도 결핍되어 심리적 문제가 더 악화되었을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고립 청년들의 수가 더욱 증가하였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개인주의 시대, 각자도생의 시대, 공동체의식이 미약한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단절된 청년들의 비뚤어진 사고가 더욱 극단적으로 발현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리고 또 하나 우려스러운 현상이 있습니다.

이런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인터넷에서 또 이른바 '살해 예고글'들이 잇따라 올라와서 그 리스트까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런 현상은 어떻게 봐야 될까요?

윤정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인터넷 게시판 등에 살인을 예고하는 행위는 반사회적 행위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감과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고, 경찰력을 낭비하며, 모방범죄를 양산하는 등 해악이 큰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성찰 없는 행위들은 아무리 장난이라 할지라도, 엄정하게 처벌하여야 합니다. 

특히, 글 작성자 중 10대 청소년이 많다고 하는데, 사회적 법규에 대해 학습해가는 중요한 시기에 이러한 행위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학습하지 않는다면 규범 의식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살인 예고 중 일부 글은 살인 예비행위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흉기를 준비하였거나 범행 장면을 물색하는 등의 예비행위를 하였다는 증거가 나오면, 살인예비죄 적용도 가능합니다.

정부는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 등이 이러한 행위를 방치하고 있지 않는지 모니터링하여, 만일 스스로 억제하는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처벌될 수 있음을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 경고하였으면 합니다.

일반 시민들도 그들을 빨리 신고하여 그런 종류의 행위들이 억제될 수 있도록 감시수준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연관되어서 더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단순한 모방 심리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그 안에 또 내재된 정서적인 문제들이 더 있는 것으로 봐야 할까요?

윤정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지금 청년 세대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입시의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불안감, 기회 부족에 따른 좌절이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주지하고 있는 바입니다.

일차적으로 이들의 문제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해결점을 찾아야 하는 것은 부모 세대이며, 작게는 가정과 학교, 그리고 크게는 국가입니다.

그러나, 청년 세대가 겪는 문제를 아무리 사회구조적으로 해결하여도 가정이나 학교에서 이들에게 적절한 훈육과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면 그 효과는 미미합니다.

자녀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고 지나친 억압이나 정서적 결핍감을 느끼지 않게 훈육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은 일정 수준의 분노를 가지고 있고 좌절을 맛보면서 삽니다.

그러나, 이를 표출하는 방식이 타인에게 공포감을 조성하거나 타인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됩니다.

불평등과 격차의 문제를 사회구조적으로 해결하면서도 개인과 가정에서 긴장과 갈등의 요인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자녀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되, 지나치게 억압하지 않는 훈육이 중요하겠다라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일본에서도 역시 2000년대 초부터 이른바 묻지마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했을 때 어떤 특징이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을까요?

윤정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도 저성장을 거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사회적 은둔, 소위 히키코모리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토리마 범죄라 하여 트럭을 몰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대로를 돌진하여 인명 피해를 내고, 전철역에서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들이 발생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학교를 일찍 중퇴하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고립청년들이었으며, 정신질환도 심각하였습니다.

하루종일 특별한 일정 없이 게임이나 만화책을 보면서 보내고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즉, 현실 감각이 상실된 채 사고 체계가 와해되었던 사람들이었지요.

이들은 자신의 의식 속에서 매우 비정상적인 관념을 만들어 냈는데, 죽음이나 살인에 대한 동경이나 실행 욕구 등이 있었습니다.

매우 극단적인 경우 '사람을 죽이고 사형 선고를 받고 싶다'고 말했던 가해자도 있었습니다.

최근 두 개의 사건이 이러한 점에서 비슷한다는 면이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서현아 앵커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당하면서 이런 묻지마 범죄에 한층 더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또 사형제 부활에 대한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윤정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사형의 집행이나 법무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자체가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지는 정확히 예측하긴 힘듭니다. 

다만, 서구의 연구를 참고해 보면 사형에 대해서는 범죄의 예방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사형은 매우 제한된 소수의 인원에게만 실시하는 것에 비해 범죄자는 상대적으로 매우 많기 때문이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흉악 범죄자를 영원히 구금한다는 측면에서 일정 부분 특정 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는데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이들이 사회에 나오지 않고 계속 구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형이나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워낙 강력한 처벌이기 때문에 일부 잠재적 가해자들의 범죄를 억제시킬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잠재적 가해자 중,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포자기의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묻지마 칼부림의 경우가 그러할 것입니다.

따라서, 범죄자의 성향과 재범의 위험성, 출소후 환경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적용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런 '묻지마 범죄'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가장 먼저 대응해야 할 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윤정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묻지마 범죄처럼, 특별한 이유 없이 스스로의 생각을 과잉일반화하거나 타인에게 귀인하여, 분노를 전가시키고 사회에 반감을 가지는 건 매우 잘못된 사고방식입니다.

우리 사회가 범죄로부터 안전하려면, 개인이 이렇게 반사회적 사고나 행동을 보이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정신질환으로 인해 사고체계가 와해되어 이러한 반사회적 사고나 행동으로 비약되지 않도록 약물이나 상담 치료를 잘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전과경력자들은 이전의 범죄에서 충분히 교정교화의 기회를 가지고 범행의 습벽을 변화시켜서 출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적 은둔 청년들도 상담이나 구직 등으로 연계하여 공동체로 편입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모든 노력들이 개인이나 가정에서 이뤄질 수 없다면, 사회 제도를 통해 이들이 발굴되고 관리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나가야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다양한 위험 요인을 미리 발굴해서 예방하는 인프라 조성이 중요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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