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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친구따라, 병원에서…처음 마약에 손댄 순간 아시아교정포럼 [2024-08-30 17:31: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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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친구따라, 병원에서…처음 마약에 손댄 순간1020 마약사범 연 1만명
대한민국이 ‘마약청정국’이라는 말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최근엔 연합동아리에서 마약을 집단 투약한 대학생들이 검찰에 적발되는 등 마약 노출 경로도 다양해지고, 투약 연령도 현저히 낮아진 상태다. 소수의 범죄로만 생각됐던 마약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성큼 다가온 것이다. 지난해 마약류 단속 인원이 총 2만7611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19살 이하 마약류 사범이 최근 5년 사이 5배 이상 급증한 것은 ‘마약의 문턱’이 하루가 다르게 낮아진 결과다. 15일 한겨레가 만난 마약류 경험자들도 마약류에 처음 손을 댄 순간이 황당하리만치 쉬웠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마약류 자체가 다양하고 흔해졌을 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마약류 거래가 한결 수월해진 탓이다. ㄱ씨는 2019년 고등학교 동창의 제안으로 처음 마약류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친구 자취방에서 술을 마시던 어느 날, 친구가 비밀스러운 목소리로 “인터넷에서 대마를 구했다”고 말했다. 친구 앞에서 ‘쿨’해 보이고 싶었던 ㄱ씨는 호기심에 대마를 입에 댔다. 횟수는 점차 늘어 급기야 ㄱ씨는 다른 친구에게도 대마를 권하기에 이르렀다. 3~4회 흡연량의 대마를 구하는 데 필요한 건 단돈 10만원과 혹시 모를 추적을 피하기 위한 ‘텔레그램’ 앱이 전부였다. “생각보다 저렴했고, 친구가 건넨 거라 크게 위험하게 느껴지지도 않았어요.” 대마는 마약류에 대한 경계 자체를 낮춰버렸다. 결국 환각버섯(실로시빈)에까지 손을 댄 ㄱ씨는 마약류관리법(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뒤에야 대마를 완전히 끊을 수 있었다. 하지만 ㄱ씨는 여전히 “(마약류 대용물질로 이용되는) 엘에스디(LSD)는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 ㄱ씨처럼 텔레그램 등 온라인을 이용한 마약류 구매는 최근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과거엔 대면으로 마약을 사고팔았다면 이제는 익명화된 온라인 플랫폼에서 마약류 거래를 약속하고 비트코인 계좌 등으로 돈을 보낸 뒤 특정 장소에서 마약을 수령할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을 통해 마약류를 거래한 마약류 사범은 4505명으로 2년 전(2545명)보다 77%나 늘었다. 전체 마약류 사범 가운데 온라인 거래는 25.3%를 차지한다. 미디어와 해외 체류 경험 등을 통한 ‘잦은 노출’ 역시 마약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있다. 유튜브에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담긴 ‘마약 체험’ 영상이 난무한다. 마약별 환각 효과와 강도를 자극적으로 설명하거나, 마약류를 캐릭터로 표현해 미화하는 식이다. ‘마약동아리’ 일당도 마약 투약 전 유튜브를 통해 예행연습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8년째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ㄴ씨도 의약품과 마약의 경계에 서 있다. 그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처음 병원을 찾은 22살 이후 향정신성약물(향정) 복용량이 꾸준히 늘어 이제는 자낙스(항불안제)를 최고 용량으로 복용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불안해지면 자낙스 생각밖에 안 날 정도”지만 병원은 ㄴ씨를 자제시키지 않는다. “약 늘려달라고 하면 (의사는) 제가 달라는 대로 다 줬어요.” ㄴ씨는 요즘 더 많은 약을 받으려 증세를 부풀려 말하기도 하고, 약 처방이 수월한 병원을 찾아 전전하기도 한다. 이렇게 향정신성약물을 합법적으로 처방받는 문턱이 너무 낮다 보니, 최근엔 여러 병원에서 따로 처방받은 향정을 스스로 조합해 먹는 ‘향정 칵테일’까지 등장했다. 자조모임을 운영하는 ㄷ씨는 “(향정에 중독된 이들은) 점차 강한 효과를 받기 위해 수면제와 항불안제 등의 약을 섞어 배합해 먹기도 한다”며 “같은 효과를 누리기 위해 너무 많은 알약을 먹어야 하게 되는 경우 ‘마약으로 넘어가 볼까’ 하는 생각으로 중독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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