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계몽주의 시대의 유산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민주주의 사회에 살면서, 사람들은 정보화산업의 발전으로 판옵티콘의 기계와 장치가 유형, 무형으로 끊임없이 확산되는 위기의 현실을 위기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위기의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위기로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이 계속 심화되는 것이다. 인간은 판옵티콘의 체제 속에 살고 있는 한, 권력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삶은 과연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푸코는 인간이 권력의 판옵티콘 체제 속에 살면서도, 개인의 저항적이고 주체적인 자유로운 삶의 방식은 어디에서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책을 덮으면서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은 무엇인지를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계속 새롭게 질문해야 할 것이다.